작년 9월경 업무 중 갑자기 정신이
몽롱해지는 이상한 경험을 했다.
5초에서 길면 7초 이내의
꿈을 꾸는 듯한 증상 후
깊은 잠에서 막 일어난 것 처럼
현실과의 괴리감에 1분 정도 혼미했다.
쉽게 표현하자면 빙의하는 듯한 기분?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 같았다.
처음에는 무시했지만
점점 증상이 심해지는 듯 해
집 근처 정신의학과에 갔다가
선생님이 뇌 검사를 먼저 받아볼 것을 권하셨다.
바로 달려간 병원에서 나온 결과는
뇌종양(암이 아니어도 뇌에 뭐가 있으면
통상적으로 종양으로 지칭한다고 한다)
하지만 양성이고 크기가 너무 작아
발견된 게 신기하다는 반응이셨다.
큰 문제 없을 것이라는 말씀을 듣고
더 큰 병원 가서 검사받기 싫어 가지 않았다.
(잔뜩 쪼그라든 마음 ㅠㅠ)
그런데 올해 초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간격은 더 짧고 증상은 더 자주 나타났다.
그래서 또 다시 찾아간 병원.
하지만 일전에 검사 받은 선생님은
이번 파업 사태로 퇴사를 하신 것 같았다;
때문에 의사가 없어
어쩔 수 없이 뇌 전문으로 하는 큰 병원으로 왔다.
결과는 뇌 혈관이 꼬여있는 상태.
현 상태가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 이유는 알 순 없다.
(하지만 말씀으로는 선천적일 가능성이 더 크다고 하셨다.)
그리고 내가 보이는 증상은
'뇌전증'
예전 단어로 '간질'이었다.
간질이라니.. 이제까지 내가 안 간질은
온몸의 경련을 일으키는 것이였는
경련 외에도 증상이 다양하다고 한다.
나처럼 몽롱해지는 즉, 정신착란의 증상도
간질의 증상 중 하나인데
증상이 심하지 않아
결국 뇌파검사를 진행했다.
뇌파검사는 1박2일로 이뤄지며
먹던 간질약은 검사 당일에는 먹지 않아야 한다.
때문에 어제 저녁까지만 약을 먹은 후
오늘 아침 8시에서 9시 사이까지
입원하라는 말씀을 듣고
부랴부랴 나왔다.
병원에 도착하여 친절한 간호사님의 안내를 받아
입원 수속을 진행했다.
병실은 1인실로 배정받았다.
이유는 뇌파검사기가 1인실 방에만 있다.
아무래도 측정기를 머리에 부착하기도 하고
이동거리가 짧다 보니 그런 이유도 있는 것 같다.
병실도 이동해 환복으로 갈아입은 뒤
환자 및 보호자의 주의사항을 안내 받은 후
뇌파검사기를 부착 전
MRI 및 심전도 그리고 소변 검사를 했다.
그리고 대망의 뇌파검사기 부착


미리 블로그를 찾아보고 왔지만
매우 당황스러운 몰골이다.
간호사 선생님은 뇌파검사기를 부착해 주신 후
보호자가 해야 하는 일(?)을
차근히 설명해 주셨다.
보호자는 환자가 뇌전증 증상을 보이면
시간을 적은 후
작은 반응이면 초록색,
증상이 심하면 빨간색을 눌러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보호자는 최대한 외출을 삼가고
환자 곁에 1박 2일 동안 있어야 한다.
현재 뇌파검사기를 온 머리에 부착하고
귀 밑쪽 턱 근육엔 바늘을 꽂고
글을 쓰고 있다.
(바늘은 꽂을 때만 살짝 아팠고
후에 뭐 씹으면 좀 욱신거리는 정도?)
그리고 현재 뇌파검사하며
불편함을 짧게 정리하자면
현재 메두사의 뱀처럼 머리에 매달려있는
뇌파측정기 줄이 번거롭고 귀찮다.
그것 말고는 딱히 없다.
1인실이라 편안하고 깨끗하다.
배달음식도 가능하다.
평소 뇌파가 어떤지 측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배달도 가능하다고 한다 :)
(뇌 병원 1층 스타벅스 앞에서 픽업하시면 됩니다 ><
기왕 여기까지 오신 거 인천에서 유명한 3대 떡볶이 중 하나인
모녀떡볶이 있으니 포장해서 드셔보시는 거 추천드립니다)
하지만 필요한 준비물은 있다.
(여기부터 존댓말로 진행해 볼게요 헤헷)
1. 당일 얼굴을 씻을 수 없기 때문에 세안 후 병원에 가시길 바랍니다.
2. 뇌파검사는 24시간 측정하기 때문에 24시간 동안 머리를 감을 수 없습니다.
때문에 머리를 감고 출발하셔야 다음날 꿉꿉하지 않으실 것 같습니다.
3. 다음날 머리를 감을 수 있게 샴푸나 아니면 모자를 챙기시길 바랍니다.
4. 수건 없습니다! 수건 챙겨주세요 :)
5. 보호자용 이불, 베개는 없습니다. 보호자용 이불, 베개 챙겨주세요!
6. 멀티탭 하나 있으시면 챙기시는 것 추천! 아니면 충전기 줄 긴 걸로 구매하시길 바랍니다.
7. 물은 탕비실 가서 떠와야 하기 때문에 2L짜리나 500ml 구매하시길
추천드려요 :)
이 외에 추가 사항은 내일 글을 올려보겠습니다.
실시간 뇌파검사 1일차 후기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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