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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간단한 _ 드라마, 영화 생각 나눔

지저분의 아이콘 기안84. 그가 대상을 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by MSTAR_역마이미미 2024.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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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티비를 잘 보지 않는다.

이유는 별것 없다.

예능은 인위적인 웃음이 강한 것 같아서 잘 보지 않고

드라마는 몰입에 따른 후유증이 심해서 보질 않는다.

하지만 [나 혼자 산다]는 매주 챙겨본다.

출연자들의 일상적인 모습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게다가 예능 특유의 인위적인 웃음끼가 많이 빠져서

노곤노곤한 하루 끝에 부담없이 보기 좋다.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많은 연예인들을 봤지만

그 중에 제일 특이한 사람이 있다.

바로 기안84다.

나는 기안의 첫 출연편부터 보진 못했지만

그의 삶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제까지 나혼산 포함 대부분 프로그램들이 담아낸 이미지들은

깔끔, 편안,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기안84는 걸레와 수건의 구분을 두지 않는 자유분방함.

웹툰 마감에 치여 고되고 잠을 못자 피곤에 쩔어있는 모습.

너저분한 방바닥에 앉아 그대로 깡소주를 마시는 그의 삶 방식이

방송에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나에게 [나 혼자 산다]는 지친 심신을 쉬게하기 위해 보는 방송이다 보니

내 생활과 정반대인 기안의 삶은 가볍게 보기엔 울화가 치밀었다.

마치 돼지우리 같은 아들놈의 방을 보는 엄마의 기분이랄까..?

때문에 기안이 나오면 채널을 자주 넘겨버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계속 보다보니 정이 들었다고 해야할까

그의 툭툭 튀어나는 직격타가 재밌고

일관적인 어벙벙함은 나를 점점 웃게 만들었다.

 

 

그러던 중 보게된 [유 퀴즈 온더 블럭]

내가 존경하는 유재석님이 메인MC로 있는 프로그램이다.

이 방송의 경우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를 하는데

그들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들여다보며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

또한 방송을 통해 웃음과 감동을 전달 받는 때가 많아서 자주 보는 방송이다.

 

우연히 [유 퀴즈 온더 블럭]에 기안84가 나온 것을 보게 되었다.

나혼산때 처럼 편하게 인터뷰를 하는 기안의 모습.

유재석과 조세호는 다른 출연자들에게 질문하듯 기안에게 여러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의 대답들은 역시나 타 출연자들과 달랐다.

그리고 그의 답변을 통해 내면의 순수함과 선함을 들여다 볼 수 있었다.

 

특히 그렇게 생각하게 된 부분이

그가 스스로 머리를 자르게 된 계기에서 크게 느낄 수 있었다.

머리를 자르러 간 어느날

미용실 아주머니가 머리를 삐뚤빼뚤 이상하게 잘랐다고 한다.

기안은 속상해 아주머니와 다투고 돌아서 나오는데

장사도 안되는 가게에서 싸운게 속상하고 미안해서

그 후로 집에 있는 가위로 스스로 머리를 자르기 시작한 것이라 했다.

 

또한 미술 입시 학원 알바를 다닐 당시 이야기도 순수함과 선함을 엿볼 수 있다.

기안은 미술입시를 통해 대학에 합격했지만 앞날이 막막했다.

그렇게 답답한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미술입시 학원에서 알바를 하게 되었고

고3들이 예전의 자신처럼 미술학도를 꿈꾸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그러자 그 아이들이 자기처럼 될까 너무 걱정되서

"나는 뭐 해먹고 살아야 할지 모르겠다" 라는 얘기를 아이들에게 계속 했다고 한다.

처음 들었을때는 미친X인가 생각했다.

알바여도 어찌됬던 '선생' 신분인데 선생님이 맨날 미래가 막막하다는 소리를 하고 있으니

학생들은 얼마나 불안했겠는가?

실제로 한 학생은 원장님에게 달려가 미술을 해도 앞길이 막막한데 지금이라도 미술을 관둬야 하는거냐며 울었다고 한다.

하지만 기안이 그렇게 얘기한 것 역시 '아이들'을 위해서였다.

혹시라도 자기처럼 세상에 나와 막막한 미래와 부딧힐게 걱정되서 솔직하게 얘기한 것이라고 한다.

자신이 감당할 뒷처리는 생각하지 않고 오직 '아이들'만 생각해서 이야기를 했다는 생각에 참 순수하고 선하다 생각했다.

(다행히도 아이들은 단 한명도 탈주하지 않았다고 한다.)

 

나 혼자 산다 8년 및 웹툰작가 생활 최소 10년.

중간에 지쳐서 멈출법한 사건도 많았다.

그럼에도 그가 이렇게까지 꾸준히 해나갈 수 있게 된 계기가 무엇일까?

 

기안은 옛날부터 무에타이가 취미였다고 한다.

지금도 종종 방송에서 무에타이를 즐기는 장면이 나오는데

25살에 무에타이 대회 출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상대방 선수에게 뚜두려맞고 큰 좌절감을 맞본 기안.

펑펑 울다 2틀 내내 잠만 잤다고 한다.
그러고 일어나 물에 물탄듯 술에 술탄듯 하면 이도저도 안되니까 빡쌔게 해야겠다 다짐하게 되었다고 한다.

게다가 자기 생각엔 본인은 '다른 재능이 없으니 미친듯이 몰입해야 한다' 생각했다고 한다.

그 후로 웹툰도 방송도 뭐든 최선을 다해서 끈기있게 임할 수 있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그의 노력에 하늘의 도움도 한몫했다.

바로 그의 주변에 침착맨(이말년/이병건)과

현재는 네이버웹툰 대표이사인 김준구님이 기안이 웹툰을 지속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특히 김준구님의 경우 기안이 2년간 네이버 회사에 자취하며 웹툰에 집중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러한 인복도 하늘이 감동할 만큼 노력했기에 가능하다 생각한다.

 

 

마지막 기안 파해치기.

기안의 중심 축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문제에 닥쳤을 때 본인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먼저 생각하는 자세이다.

 

우리는 괴로운 일이 있을 때 '나 지금 왜 괴롭지?' 보단 남들이 보는 '시선'에 대해 집중하는 경우가 더 많다.

아예 나 스스로에게 질문조차 안하는 사람도 많다.

다른 감정이 들때도 마찬가지다.

감정이 휩쓸려 오는 이유를 나보단 남에게서 찾는다.


그의 첫 전시 작품을 만들 당시

첫번째로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했다고 한다.
그랬더니 떠오른 기억 하나.

바로 악기 하나로 음악과 자신에 대한 모든 것을 표현하는 락커의 모습에서

"인생 한번인데 저렇게 살아야지" 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생각을 기반으로 별(락스타)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유퀴즈 인터뷰 끝에 그는

인생을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너무 무겁지 않게 살아갈 수 있을꺼라 말했다.

 

여행하듯 걷다보면 지치고, 힘들때도 있지만 멋진 풍경에 괴로움을 잊게 될 때도 있다.

다리가 부서질 듯 아파도 목적지까지 가야 하는게 여행이다.

하지만 여행을 의무처럼 힘겹게 나아가는 사람은 없다.

'여행'이기 때문이다.

 


망망대해를 보기 때문에 지금 양말에 구멍이 뚫린 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기안84

마지막 말에 깊은 감명을 받으며 나 역시 기안처럼 꾸준함과 몰입으로

꼭 원하는 바를 이루겠다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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